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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적재산권 전문 로펌 Cabinet Vidon 에서의 유급 인턴십 체험기 - 오화석

관리자 │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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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로펌의 소개
필자는 입학당시부터 매학기 중앙대 로스쿨의 특성화분야인 지식문화법분야의 첨단과목을 한과목씩 수강하고자 결심하였고, 교과과정상 첫 번째 첨단과목으로 개설된 저작권법을 들으며 알차게 첫학기를 마쳤다. 한편으로는 여름 혹은 겨울 방학을 이용한 해외인턴십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저작권분야에서도 해외인턴십을 할 수 있는 기관들을 학교,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는 중 방콕에서 온 프랑스 변리사의 지적재산권관련 영어 강의를 듣게 되었고 강의 후에 본인이 소속된 Vidon IP and Law Group 본사에 유급인턴십을 추천해 주시겠다고 제안하셨다. 프랑스 서부에 위치한 인구 80만의 도시 렌(Rennes)에 본사를 둔 이 로펌은 파리를 포함하여 프랑스에 네 곳, 유럽대륙에는 유럽연합상표청(OMHI)이 위치한 스페인 알리칸테와 유럽연합특허청이 있는 뮌헨에, 아시아에는 상해와 방콕에 직영 사무소를 두고 있다.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전반적인 법률서비스를 담당하면서 특히 정보통신분야에서 프랑스내에 명성이 높고 Patrice Vidon 대표변리님은 프랑스특허변리사협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 출국까지의 준비과정
본교 지도반 교수님과의 상의 끝에 마침 지도반 교수님의 전공도 지적재산권이었던 터라 적극 추천해주시겠다고 약속하셨고 이력서를 제출한 지 하루만에 본사 대표변리사님으로부터 직접 회사에 적합한 지원자라는 이메일 회신 속에는 필자가 원하는 바를 담은 영문계약서를 직접 작성하여 보내라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모든 서류는 대표변리사님의 강력한 채용의지가 노동청 허가 신청 과정에서도 반영이 되었는지 신청 이틀만에 노동허가가 발급되었다는 답변을 받았다.

 

* 첫 출근과 근무시간 13시간을 넘나드는 두 번째 주
총 4주간의 인턴십 동안 첫 3주는 렌 본사에, 나머지 1주는 파리사무소에 배치되었다. 렌(Rennes) 본사에서의 근무는 주로 상표파트에서 한, 중, 일 IP법체계에 대한 비교분석 리포트, 한국 IP관계 문헌 번역 및 한국 파트너 변리사 사무소와의 특허출원 업무 회신등이 주요업무였다. 비교분석 리포트와 번역 관련 업무지시는 Patrice Vidon 대표변리사님께 직접 받았고, 대표변리사님께서 전세계를 두루 다니면서 출장이 빈번하셨기 때문에 업무경과는 회사 이메일로 보고하였다. 2~3명의 팀으로 구성원으로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개인 번역과제, 그러면서도 갑작스럽게 메일로 오는 긴급한 요청사항을 처리하다 보니, 하루 13시간을 일해야 그나마 토요일, 일요일을 쉴 수 있었다. 정규직원외에는 회사 정문을 출입할 수 있는 정맥인식 등록을 할 수 없어서 한국 파트너 변리사 사무소와 업무연락 약속이 잡혀 있는 날은 회사정문을 여는 리셉셔니스트가 출근하는 시간에 맞추어 일찍 출근해야 한다. Partice Vidon 대표변리사님의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지대하다는 점은 회사 신년회에서 여실히 증명되었는데, 전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필자를 3번씩이나 소개하면서 작년기준으로 전세계 특허출원수 세계 3위가 한국도 있었는데, 3월부터 유럽연합 특허청의 특허검색 사이트인 espacenet이 개정될 예정으로 이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받는 등 로펌업무에서 구성원의 IT활용능력은 기동성과 생산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 현지에서의 프랑스어
대표변리사님으로부터의 공식적인 서신교환 및 업무지시, 번역물 및 분석리포트 작성은 영어로 진행되었다. 중앙대 로스쿨 입학 후 틈틈이 프랑스어 공부를 계속하여 1학년 1학기 5월에 불어자격시험(DELFA2)시험을 통과하였다. 인턴십을 준비했던 10월 초부터는 12월까지는 주1회씩 원어민 불작문, 회화 그리고 기말고사가 끝나고 1월 초순까지는 중급수준의 비즈니스 불어를 매일 인터넷강의로 수강하면서 1월 11일 현지로 출국했다. 렌에서의 3주기간 중 두 번째 주부터는 비공식적으로 회사동료들과 생활할 때는 영어와 불어를 사용했고, 알제리계 프랑스인으로서 상표팀에 있었던 Amin 이라는 친구가 필자의 ‘Animateur'(영어로는 ’Controller'에 해당)를 자처하며 점심시간에는 불어로만 대화했다. 일상적인 생활에서는 점점 불어로 하는 시간을 늘려갔고, 같은 아파트에 사는 Olivier라는 고등학생이 한국어와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여 매일 30분씩 필자는 Olivier에게 한글을 가르치고, Olivier는 필자의 발음과 청취 받아쓰기를 도와주며 2주를 보냈다. 파리에서는 업무외의 일상생활은 거의 불어로 했는데, 역설적으로 국제 업무 관련하여 Patrice Vidon 대표변리사님은 물론이고, 파리에서 만난 프랑스 변리사님, 변호사님들은 완벽하게 영국인처럼 영어를 구사하셔서 오히려 업무할 때는 영어가 자연스러울 정도였다.

 

* 동료들과의 프랑스식 식사, 아파트에서의 공동체 생활
근무 초창기에는 사람들과 문화를 이해하고자 동료들이 추천해 주는 이 지방 전통음식인 갈레트(Galette)를 자주 먹었다. 렌(Rennes)이 위치한 브리타니(Bretagne)지방 메밀로 만든 얇은 크레페 안에 치즈, 햄, 버섯 등 갖은 고명을 넣어 굽는다. 크레페와 비슷하지만, 크레페는 캬라멜 등을 넣어 달게 먹고, 갈레트는 피자처럼 식사로 먹는 차이가 있다. 그리고 여기에 이 지역 특산물로 사과로 만든 탄산주 계열인 사이더(cidre)를 곁들인다. 본사 근무기간동안 프랑스 인턴들도 2~3명이 같이 근무했는데 프랑스의 경우 대부분 법학석사 졸업 마지막 학기에 최소 6개월의 로펌 인턴을 거친다. 필자는 운좋게도 프랑스 인턴들에 비해 기간은 짧지만 여러모로 더 많은 혜택을 받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정규직원과 동일하게 점심식사 바우처를 지급받았던 점이다. 자연스럽게 직원들과 매일 점심시간 어울리며, 다양한 프랑스식 메뉴를 접할 수 있었다. 본사 근무 시 회사가 알선해 준 아파트는 마침 같은 회사에 있는 중국인 변리사가 살고 있는 독신자용 공공아파트다. Foyer Jeunes Travalileures, 줄여서 FJT라고 하고 공공재단이 운영한다. 일층에는 식당이 있어서 월세비용에 주중 아침식사가 모두 포함되어 잇고 점심, 저녁의 경우 한달에 5번 무료로 먹는다. 각 층마다 취사를 할 수 있는 공동 부엌도 따로 있다. 아파트 안에 프로그램 매니저가 있어서 자체적으로 다양한 여가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필자가 체류한 1월 동안 다른 6개 아파트에 거주하는 입주민들이 자체적으로 핸드볼 팀을 조직해 대항 리그전까지 있었다.

 

* 파리에서의 마무리
Cabinet Vidon을 포함한 다수의 특허상표변리사무소들을 일컫는 ‘Cabinet'들의 경우, 파리에서 가장 명품상점이 몰려있는 포부르 생토노레(Faubourg Saint-Honore)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동료 변리사님 얘기로, 점심시간에 샐러드와 와인 한잔 시키면 10만원이 나온다는 전설적인 거리이다. 파리에서의 근무는 프랑스 업계에 대한 한국인 컨설턴트님과의 미팅, 한국 및 동아시아 관련 분석, 상표등록 건, 그리고 다국적기업 한국지사장과의 미팅으로 진행되었고 주로 특허부서의 매니저와 함께 근무했다. 특히 렌(Rennes)본사에서 전화와 메일로 팀을 이루어 함께 근무한 CEIPI(프랑스 동부의 스트라스부르에 위치한 최고의 지재권법 교육기관) 출신 한국인 특허변리사님이 필자와의 미팅을 위해 TGV로 한시간반 거리에 있는 프랑스 중부도시 오를레앙에서 파리까지 왕래해 주셨다. 상표등록의 경우 영국에 위치한 한국계 기업의 유럽연합내 CTM 등록이어서 시차가 1시간 밖에 나지 않기 때문에 한국 파트너와 업무할 때 보다는 실시간 업무 연락이 훨씬 수월했다. 프랑스에 있으면서도 유럽연합이라는 거대 시장을 조망하면서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일을 하는 보람도 얻게 된 셈이다. 다국적기업의 한국지사장 미팅은 파리에서 가장 번화한 지역인 레알(Les Halles)에서의 저녁식사로 잡혔다. 매년 초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이 회사 총본부에서의 회의차 한국지사장님이 파리를 방문한 기회에 만나게 된 것이다. 특히 이번 4주 동안의 인턴십 기간 중에는, 유럽의 층위별로, 클라이언트 별로 한국 파트너들을 꼼꼼히 만나, 유럽연합 단위, 프랑스 단위, 지역단위(브리타니지역), 그리고 한-불 비즈니스관계에 대한 자세한 브리핑을 받고 일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복이 아니었나 싶다. 또 하나 배운 점은, 멘토 변리사님이신 상표팀 파트너 변리사님의 고객대응 능력이다. 회사동료와 대화중이라도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오면 동료에게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왔음을 알리고 양해를 구하며 즉시 응대하시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끝으로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 중의 하나인 Maxim과 바로 옆에 붙어있는 자매식당인 Minim에서 Vidon 대표님과 마지막 식사를 한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 이야기가 생각난다. 신데렐라는 왕자님과의 무도회가 끝나고 12시가 되기 전에 황금마차에 돌아와야 했다. 신데렐라는 결국 잃어버린 유리구두 한 짝의 주인을 찾는 왕자님을 다시 만나게 되는데, 한 달 간의 힘들었지만 풍성했던 파리 인턴십을 뒤로 하고 로스쿨일상으로 돌아온 필자는 로스쿨 졸업 후 프랑스에 ‘놓고 온’ 유리구두 한 짝을 다시 찾게 되기를 간절히 고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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